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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해외 로컬리제이션은 할 만한 가치가 있다 - 심지어 작은 인디게임일지라도!


크리스틴 러브(Christine Love : 캐나다 출신의 작가 & 인디게임 제작자. @ChristineLove. 역주)의 아날로그: 어 헤이트 스토리(Analogue: A Hate Story, 이하 아날로그)는 어림잡아 1년쯤 전에 Steam에 처음 등장했을 때도, 그리고 지금도 특이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동아시아의 비주얼 노벨 장르에 영감을 받은 아날로그는, 편지 형식의 문체로 씌인 인터랙티브 소설이며, 플레이어는 게임 속에서 두 수다쟁이 인공지능과 함께 기록물을 뒤져가며 머나먼 우주에 표류하고 있는 세대우주선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를 찾는다.

아마도 아날로그를 더욱 특이하게 만드는 점은, 이 게임이 완벽하게 한국어 번역이 되어 있다는 점이다. 사실, 제작자가 있는 캐나다보다도 대한민국에서 오히려 더 잘 먹히는 모습마저 보였다.

"사실, 아날로그가 주목을 받기 전까지만 해도, 완전 번역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해본 적도 없어요." 크리스틴 러브가 가마수트라 인터뷰에서 전한 말이다. 어쩌면 게임이 한국의 문화를 다루고 있고, 게임 타이틀 화면에 '아날로그'라고 한글로 박혀 있던 것이, 어쩌면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을 끌어들였을지도 모른다고, 그녀는 말한다.

"한글과 한복이 게임 광고 배너에 등장하는 걸 보고 많이들 놀라시더라고요." 그녀의 말이다. "단지 한국 문화를 기반으로 했다는 것 그 자체가 놀라웠던 것 같아요."

사람들의 이목을 끌게 되고, 한국의 매체에서 인터뷰도 들어오다 보니, 처음에는 "즐겁다기보다, 무서웠다"고, 러브는 고백한다. 아날로그를 한국어화해야겠다는 생각을 굳히고도, 러브는 전문 번역가 섭외를 고집했다.

"역사라든지 매우 민감한 문제를 다루고 있어서 번역이 매우 정확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좀 무서웠어요. 정말 빈틈없는 번역이 필요했습니다."

특히, 한국어 로컬리제이션에는 적어도 한 군데, 창의성을 발휘할 필요도 있었다. 게임의 주요 플롯 중, 한자를 잘못 읽고 해석하는 부분이 나오기 때문이다. "한국어 번역가님이...(한자)문자가 무엇이었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읽는 것인지를 알려주셨어요.(영어 버전에서는) 그저 상상으로 나타나 있던 것을 짜맞춰서 실제로 말이 되게 만들어 주신거죠." 그녀는 그렇게 설명했다.

이 번역 과정은 아날로그의 유일한 개발자였던 러브에게도 상당히 고된 일이었다. 누구든 게임 로컬리제이션 쪽으로 일해본 사람이라면, 텍스트 상자의 크기라든가 단어의 경계 등이 달라지면서 주는 괴로움을 알 것이다. 이것을 해결하느라 부단한 노력을 했고, 결국 이는 결과로 돌아왔다. 러브에 따르면, 한국어 번역 버전이 Steam에 출시된 이후 한국에서의 판매량이 꾸준히 전체의 10% 정도를 유지하고 있는데, 이 수치는 영국보다도 많고, 그녀의 모국인 캐나다의 거의 두 배에 이른다.

러브는 정확히 왜 게임이 갑자기 떴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하지만, 틈새시장 공략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아날로그와 같은 형태의 게임이 한국어로 제공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해도 특별히 과장은 아니니까요." 러브는 말한다.

아날로그의 후속작 "헤이트 플러스"는 오는 8월 19일, 크리스틴 러브의 웹사이트 및, 아마도 동시 또는 매우 빠른 시일 내에 Steam을 통해 출시된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한국어 버전도 뒤따라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